STX조선이 산업은행 채권단 체제를 벗어나는 7월 27일, 금속노조 경남지부 STX조선지회가 새로운 경영진을 향해 총고용 보장과 단체협약 승계 등을 요구했다.
지회는 7월 27일 경남 창원 STX조선 앞에서 ‘현장 생존권 보장, 노·사·정 협약 이행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KHI는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노·사 동의서를 얻기 위해 투자유치 후 현장과 노동자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투자유치 완료 시점에서 현장과 노동조합을 기만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회는 “KHI는 총고용과 단체협약 승계 등을 반드시 보장해야 하며, 조속한 현장 정상화를 위해 노·사합의 절차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라며 “STX조선을 빨리 정상화해야 침체한 지역경제의 활력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일식 노조 경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노사관계 신뢰가 깨지면 회사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라며 “사측이 노동자의 아픔을 진심으로 이해한다면, 총고용 보장과 단체협약 승계부터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하원오 <노동자 생존권 보장 조선소 살리기 경남대책위원회> 의장은 “지금까지 인내하고 기다리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라며 “자본이 노동자의 아픔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정상화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STX조선은 지난 2013년 자율협약에 들어선 후 두 차례 법정관리 과정에서 노동자 일방 희생을 강요했다. 2016년 인적 구조조정 시도가 있었고, 2018년 회생계획안이라며 생산직 노동자 절반 이상 축소 등 해고 위주 구조조정을 통보했다. 노조 경남지부와 STX조선지회는 투쟁으로 해고 등 구조조정을 막아냈지만 결국, 2년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무급휴직이 종료되는 2020년 6월 사측은 무급휴직 연장을 통보했다. 지회는 전면파업과 천막·단식농성 등으로 저항했다. 지부와 지역대책위, 지회의 투쟁으로 노·사·정 협의안을 만들었으며 유급휴직을 보장받기도 했다.
STX조선을 유지한 동력은 2013년 이후 현재까지 이어진 노동자 희생이다. 이 와중에 산업은행은 공적자금 이자로 매년 3,400억 원을 가져갔다.
2021년 초 유암코-KHI 컨소시엄이 STX조선에 2,500억 원의 투자를 결정하면서 채권단 지분 100% 가운데 95%를 가져가며 최대주주가 됐다. STX조선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 체제에서 졸업하며,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섰다. STX조선지회 조합원의 전원 복직 예정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