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3-30 09:45
정부가 앞장서서 산재은폐 부추기나?
산재은폐 처벌 않고, 안전보건관리자 없애는 시행령 개악…노조 개악안 폐지까지 투쟁
성민규 편집부장 |
edit@ilabor.org산업재해 은폐를 막아야할 정부가 규제완화를 내세워 산재은폐를 조장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개악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3월16일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대통령 명령’과 ‘산업안전보건법시행규칙-노동부장관 명령’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재해 발생보고 대상 완화 ▲산재은폐 발각 후 시정기간 15일 안에 신고 시 면책 ▲산재 다발 사업장 공표 기준 완화 ▲안전보건관리자 선임기준 완화를 추진한다. 하나같이 기업주의 산재은폐에 면죄부를 주고 사용자 이익을 고려한 개악안이다.
개악안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산업재해 발생보고 대상을 현행 ‘3일 이상의 휴업재해’에서 ‘4일 이상의 휴업재해’로 완화한다. 산재 은폐 사업주를 적발해도 사업주가 15일간의 시정기간 동안 산재를 보고하면 책임을 묻지 않는다. 노조 노동안전보건실은 고용노동부의 개악안을 시행하면 사업주가 산재를 먼저 신고할 이유가 없어져 현장에서 산재은폐가 만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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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25일 노조 경남지부 조합원들이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개악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과 시위를 벌이고 있다. 노조 노동안전보건실 제공 |
고용노동부는 재해율을 기준으로 발표하는 산재다발 사업장 발표도 개악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사망사고나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노동자가 2명 이상 있는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재해율이 업종 평균 재해율 보다 높은 사업장을 산재다발 사업장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산재다발사업장은 중대재해 여부가 아닌 모든 재해를 기준으로 한 발생률에 따라 선정했다.
고용노동부의 개악안에 따르면 중대재해가 발생해도 산재은폐를 통해 산업재해율이 동종업계 상위 10%에 들어가지 않으면 발표대상이 되지 않는다. 산재다발 사업장 목록은 그동안 대상 회사의 관공서 건설공사 입찰을 제한하는 등 산재예방 제도로 기능해왔지만 대형 건설업체의 로비 때문에 폐지됐다. 그나마 남은 산업재해다발 불량사업장 발표 제도마저 아예 유명무실화 하겠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안전보건관리자 선임의무 기준을 현행 50인 이상의 사업장에서 100인 이상 사업장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연구개발업과 사진처리업에 대해 안전보건관리자 선임의무를 면제한다고 덧붙였다. 고용노동부의 개악안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사실상 안전보건관리자 없이 돌아가게 된다.
노조는 현장에 대응 지침을 내리고 3월21일부터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개악시도 중단 때까지 투쟁에 나선다. 민주노총도 3월21일부터 25일까지 각 지역본부 주관으로 고용노동부 지방관서 기자회견과 항의면담 1인 시위 등을 진행했다. 노조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개악안을 폐기할 때까지 홍보선전물 배포와 기자회견, 고용노동부 항의 투쟁을 지속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