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01-14 15:29
12월 27일, 한해를 마무리 하는 바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판매 중앙집행위 회의가 소집되었다. 영업역량강화 3차 교육에 대한 판매지회 중집 성원간의 내부 논란을 마무리하고 08년을 준비하기 위한 임시 중집회의였다. 이 날 논의의 핵심은 다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 11월 대천에서 열린 중집 결정에 대한 해석의 차이와 두 번째, 5단계에 거쳐 진행 되고 있는 영업역량 강화 교육에 대한 서로 다른 견해이다.
위 두 가지 논점에 대해 당일 중집회의는 서로간의 이견이 있음을 확인하고 의견을 좁혀가는 등 일반적인 회의 절차에 의거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결론만 1월 중집회의로 유보한 채 참석한 거의 모든 회의 구성원이 합의와 결론에 이르고 있었다.
이런 회의의 흐름에 찬 물을 끼얹은 것은 판매지회 사무국장이었다.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약 2시간여를 회의하는 동안 회의석상에 거의 앉아 있지도 않았던 사무국장이 회의 막바지에 느닷없이 당일 논의의 결과들을 폭력적으로 뒤 엎어버렸다. 회의의 흐름과 전혀 상관없이 분회장들에게 욕설을 하며, 의사봉을 집어 분회장들을 위협하는 태세를 취했다가 던지듯이 내려놓으며 험악한 분위기를 만든 후에 회의장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이로 인해 당일 회의는 연장된 논의없이 파행으로 중단되었다.
무릇 노동조합은 어느 개인의 소유가 아니다. 판매지회가 가진 각종 협의권 등 권력 아닌 권력은 판매 3000조합원 개개인의 권리들이 집중된 결과이며, 특출한 개인의 능력으로 만들어 진 것이 아니다. 이러한 노동조합의 권력이 쏠리지 않고 균형을 이루며 유지될 수 있는 것은 민주노조의 근간인 내부논쟁과 논쟁을 조율해 가는 민주적인 회의체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이에 판매지회를 포함한 모든 민주노조는 의사수렴의 민주성과 집행의 투명성을 생명으로 여기고 있다. 이것이 무너지는 순간 노동조합은 그 생명력을 다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기아자동차노조는 기업별 노조에 의해 저질러진 취업비리 등 각종 비리들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자 노발특위, 각종 윤리선언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노동조합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올바르게 세우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금번 판매지회 사무국장의 일련의 행동에 대해서 이렇게 거창하게 전술하는 이유는 사무국장이라는 자리는 바로 노동조합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사무국장은 회의의 원활한 진행과 도출된 결론을 판매지회 상집을 통해 신속하게 집행해야 할 역할을 대의원대회를 통해 위임받았다. 즉 사무국장은 현장 일선에서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분회장들과 이를 집중하여 결론짓고 집행하는 판매지회의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자리이다. 노동조합의 일상적인 의사수렴과 집행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한 가장 원초적이고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의사와 맞지 않는다고 해서 노동조합의 가장 기본적인 의사수렴구조인 중집회의에서 난동을 부리는 것은 노동조합의 근간을 깨버리는 폭력행위이다. 이것은 중집성원인 분회장들에 대한 난동이 아니라, 판매 3000조합원에 대한 난동인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노동조합의 근간을 흔드는 중요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해당 당사자들의 책임있는 사태 해결을 통해 노조 내부적으로 사건을 마무리 짓기를 바랐다. 이는 우리의 적인 자본이 이 사태를 함께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성급한 대응이 노동조합 내부의 분열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해당 당사자들의 책임있는 사태 해결로 문제의 근본을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무국장은 당일 사태에 대한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고 있다. 판매지회장에게 책임있는 해결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으며, 노동조합 내부의 문제로 해결되기를 바랐던 분회장들의 요구는 묵살되었다.
우리 분회장들은 더 이상 이 사태가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다. 중집구성원인 분회장들의 연명으로 입장을 발표하여 사태를 공론화시키고, 이후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판매지회 차원의 책임있는 해결을 촉구하는 바이다.
1. 판매지회 사무국장은 이 사태를 책임지고 현장으로 복귀하여야 하며, 공식적인 중집회의 석상에서 사과해야 한다.
2. 판매지회장은 이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중집을 포함한 조직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이 사태와 관련하여 판매 3000조합원을 대상으로 사과문을 발표해야 한다.
이러한 기본적이고 책임있는 처신이 없을 경우 노동조합은 내부적으로 심각하게 분열될 것이며, 외부적으로는 약점을 안고 있는 조직임으로 자본의 공격에 노출될 것이다. 이 사태는 덮을 수도 없으며, 덮어서도 안 되는 문제이다. 비록 작은 분열로 비춰질 수 있으나, 우리는 이 사태의 해결을 공개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내부민주주의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2008년 1 월 14 일
경북 분회장 김태영 대구 분회장 김철웅 제주 분회장 오재룡
서울 분회장 박문안 부산 분회장 박주상 강원 분회장 김은수
충북 분회장 김태수 대전충남 분회장 배채성
